아뿔싸! 또 뒤땅…케빈 나, 1타 모자라 우승 놓쳤다

입력 2015-10-26 18:41  

17번홀 칩샷 실수로 선두 추격 '물거품'
2주 연속 준우승 그쳐

PGA슈라이너스 오픈 신예' 코프먼 역전 우승



[ 최만수 기자 ] 재미 동포 케빈 나(32·한국명 나상욱)가 2주 연속 우승 문턱에서 뒤땅을 치며 주저앉았다. 2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1·7223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였다. 2004년 PGA투어에 데뷔한 케빈 나는 통산 여덟 번째 2위를 기록하며 지독한 우승 갈증을 풀지 못했다.

○멀고 먼 2승

케빈 나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선두를 추격했다. 막판 공동 선두에 오르며 역전 드라마를 쓰는 듯했다. 하지만 스마일리 코프먼(미국·16언더파 268타)에 1타 뒤져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한 채 공동 2위에 그쳤다. 케빈 나는 지난주 프라이스닷컴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15언더파 269타)에 머물렀다. 그는 2011년 이 대회에서 PGA투어 데뷔 후 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90여 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케빈 나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12번홀까지 14언더파로 공동 3위. 코프먼이 이날만 10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끝냈지만 남은 홀이 많아 역전 가능성은 충분했다.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케빈 나는 16번홀(파5)에서 7m가량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마침내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코프먼도 연장 승부를 직감한 듯 몸을 풀었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지난주처럼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티샷이 프린지에 떨어졌지만 충분히 칩샷 버디를 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쇼트게임에 강한 케빈 나는 최소한 파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대로 맞지 않은 칩샷은 한참 짧아 홀까지 4m를 남겼다. 그는 파 세이브마저 실패해 보기를 기록하면서 2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케빈 나는 1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옆 4.5m 거리에 떨궜지만 버디 퍼트가 홀을 스쳐 지나가며 역전에 실패했다.

○‘배상문 미스샷’과 닮은꼴

케빈 나는 경기가 끝난 뒤 “17번홀에서 샷이 잔디에 먼저 닿아 두껍게 맞았다”며 아쉬워했다. 공은 제대로 맞혔지만 잔디에 클럽 헤드가 걸리면서 뒤땅을 쳐 생각지 못한 거리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케빈 나는 지난주 연장전에서도 드라이버 세컨드 샷을 시도하다 뒤땅을 쳐 우승을 놓쳤다.

케빈 나의 실수는 지난 11일 프레지던츠컵 18번홀에서 나왔던 배상문의 미스샷과 닮은꼴이다. 나상현 프로(SBS 해설위원)는 “그린 옆 경사면 잔디가 역결(내리막 방향으로 잔디가 자란 상태)일 때는 잔디의 저항을 피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찍어치기릿募?공만 살짝 떠내는 방식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승컵은 이번 시즌 처음 PGA투어 정식 멤버로 합류한 코프먼에게 돌아갔다. 첫 우승상금은 115만2000달러(약 13억원). 코프먼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를 쓸어담아 10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7타 차로 역전 우승했다.

코프먼은 어린 시절 농구를 하다가 대학팀 골프 코치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골프로 전향했다. 정규투어와 2부투어를 오가며 대회에 출전했던 코프먼은 정규투어 다섯 번째 출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재미 동포 마이클 김(22)이 공동 16위(10언더파 274타), 김시우(20·CJ오쇼핑) 공동 25위(9언더파 275타), 이동환(27·CJ오쇼핑)은 공동 35위(8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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